상품명 | 리리카 되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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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가 | 13,500원 |
상품요약정보 | 어른 되기가 버거운 문예창작 졸업자의 때늦은 작품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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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 리리카 되기
저자: 황수이
출판사: 인디펍
출간일: 2024-02-29
분야: 에세이
제본: 무선제본
쪽수: 220p
크기: 128*182 (mm)
ISBN: 9791167564948
정가: 13,500원
‘다들 이렇게 하기 싫은 거 하면서 산다고? 진짜로?’
직장 생활 1년 차, 찍먹해 본 사회인의 삶은 산삼보다 썼다. 퇴근하자마자 잠자리에 누워 다음날 출근 걱정을 하던 와중, 그저 좋아하는 글을 읽고 쓰며 보내던 대학교에서의 시간이 미친 듯이 그리워졌다.
한 학기에 한 편도 못 써도 웃고, 열 편을 망쳐도 웃고, 세 시간 동안 합평하고도 아쉬워 실습실에 다시 모이고, 시험공부할 때에도 굳이 문학 도서가 모여 있는 도서관 5층까지 올라가 자리를 잡던, 그날들은 다 어디로 갔지? 붙잡지 않으면 흘러갈 것이 분명했다. 그 시간을 묶어두고자 그 시절에 쓴 글을 엮게 되었다.
누구에게나 ‘거짓된 나’는 있다. 나에게는 그것이 리리카였다. 미워한 만큼 사랑했던, 거짓된 나.
“진실한 가짜만이 줄 수 있는 기쁨”은 어느 한 시절의 나를 살아가게 했다. 하지만 리리카와 나는 언젠가 반드시 헤어져야만 했다. 그래야만 과거를 뒤로하고 현재를 살아갈 수 있다는 사실을, 대학교에서 글을 쓰면서 깨달았다.
이 책에 실린 15편의 소설, 에세이, 시에는 진실을 주시하는 힘이 담겨 있다. 마법 불꽃으로 반짝거리는 리리카를 앞세운 채 그늘 아래 웅크려 있던 어느 한 시절의 나를 똑바로 바라보려는 의지로 글은 쓰였다. 한때 나의 모든 진실이었던 리리카와 아름답게 작별하려는 마음으로.
멋진 사람, 멋진 물건, 멋진 취향, 멋진 경험을 너무도 간편히 염탐할 수 있는 시대. 이 책을 통해 모두가 저마다의 리리카를 발견하고, 인사하고, 화해하여 ‘진실된 나’를 찾아가는 데 보탬이 되고 싶다.
다섯 배 고생하고 다섯 배 성공한다는 장군감 사주를 타고났습니다.
수원시 남쪽에서 오랫동안 살았습니다. 외동딸입니다.
가장 오래된 친구는 엄마입니다. 대학교에서 문예창작을 공부했습니다.
소설
리리카 되기 / 마리아의 인연 / 타이니 리틀 리벤지
에세이
생일날 사건들 / 다꾸 염탐 / 우유와 우유 / 아껴 쓰고 고생하기 / 출근 전에 뭐 하세요?
시
다한증 곰인형 / 마들렌과 무설탕 진단서 / 스위트 다이어리 / 부추 호수 카페 / 우적우적 우정 / 내년에도 졸업반이겠지만 / 졸업식
오후 세 시.
양재시민의숲 굴다리 밑, 눈 덮인 갈대밭에서 미깡은 망토를 잃어버렸다. 미깡과 불공은 살얼음이 낀 도랑에 떠내려가는 미깡의 쉬폰 망토를 바라봤다.
그건 리리카의 망토이기도 했다. (소설 「리리카 되기」 中, 27쪽)
그래서 미깡은 지난 9월과 10월에 걸쳐 물류 상하차 알바에 다섯 번 나갔다. 고열사 가발 십만 원, 컬러 렌즈 오만 원, 인조 속눈썹 이만 오천 원, 통굽 부츠에 십이만 원이 들었다. 코스프레 의상 사이트에서 삼십팔만 원을 주고 문제의 망토를 포함한 변신복을 맞춤 제작했다. 모두 단 한 번으로 쓰임을 다할 물건이었다. (소설 「리리카 되기」 中, 36쪽)
내가 써둔 일기를 훔쳐보는 행위를 나는 앞으로도 멈추지 않으려고 한다. 나의 일기를 내가 훔쳐보는 것은 결국 나 자신에 대한 믿음을 다잡는 행위가 아닐까 싶다. 여전히 실패하고 무너지지만, 어쩌면 그러므로 매일매일 책망하고 반성하며 살지는 않아도 된다는, 나 자신이 편안해지기 위한 믿음. 내가 앞으로도, 어떤 모습으로든 새 아침을 맞이해 줄 것이라는 작은 신뢰. (에세이 「다꾸 염탐」 中, 139쪽)
취업 준비를 처음으로 시작했을 때 나에게 가장 필요했던 것은 소속감이었다. 아무도 나를 따돌린 적은 없었는데 자연히 혼자가 되어 갓던 시기였다. "아무도 나를 안 끼워 줘." 어느 날엔가는 D의 앞에 힘 빠진 얼굴로 앉아 중얼거린 적도 있었다. 그런 시기, 나는 나에게 오전 시간의 미니 데이트를 신청했다. 출근 오십 분 전, 회사 근처에서 떠돌았던 시간은 나를 잠시나마 떠나 있었던 문학의 세계로 다시 불러들였다. 이렇게 또 한 번 나를 살리니, 내가 어떻게 읽고 쓰기를 멈출 수가 있을까. (에세이 「출근 전에 뭐 하세요?」 中, 18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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