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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 상록 우리가 당신을 기억하는 방법
저자: 박우영
출판사: 인디펍
출간일: 2023-04-02
분야: 에세이
제본: 무선제본
쪽수: 118p
크기: 128*182 (mm)
ISBN: 9791167562166
정가: 12,000원
오래전에 살았던 곳을 기억하시나요?
저는 아주 오래된 벽돌집 상록에서 살았습니다. 한 청년이 어린이집을 세우고 세 아들의 아빠에서 할아버지가 될 만큼 오래된 집이었습니다. 그곳에 저의 할아버지와 할머니, 엄마와 아빠가 살았고 저와 제 동생들이 살았습니다.
이 책은 상록에 살았던 저와 사철 내내 푸르던 우리의 집,
상록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대구에 있는 오래된 어린이집 상록의 사택에서 자랐다. 그곳에서 넘칠 만큼 사랑받으며 푸르던 어린 시절을 보냈다. 성년이 되어 상록을 떠났고 알게 모르게 녹이 슬어갔다. 향수병에 걸린 건지 쓰는 것들은 다 상록에 관련된 글이다. 상록과 상록이 있던 골목들은 재개발로 사라졌지만 상록에 대한 기록을 글로 남긴다.
프롤로그 3p
1. 나뭇잎이 사철 내내 푸름 11p
은행나무⎜첫째 딸 등장이요⎜고모야집⎜이사 가는 날⎜3층 가는 길⎜옥상의 아궁이⎜주일⎜다라이에 다마네기⎜샛별반⎜운동회⎜심술⎜테니스와 곱창⎜수성동⎜봉고차 드라이버⎜골때리는 아이⎜막냉이⎜그림그리기 대회⎜이름이 열 글자로 된 학교⎜수다날⎜받아쓰기⎜할아버지의 시계⎜글씨는 마음의 거울⎜뭐가 되고 싶어?⎜땜빵⎜최고보다는 최선을⎜길곡⎜하얀차, 까만차, 노란차⎜테니스⎜참 잘했습니다⎜데이트⎜병원복⎜새해 이틀째
2. 자세하게 기록함 또는 그런 기록 61p
한 지붕 세 가족⎜아지트⎜밥상머리 교육⎜삼촌의 공부방⎜박 트리오⎜키⎜두발자전거⎜엄마는 예뻤다⎜꿈꾸는 라디오⎜중학생⎜삥⎜태양미용실⎜스팸 한 통⎜반짝반짝 빛나는⎜건축가⎜그날의 바다⎜버킷리스트⎜눈인사⎜엑스레이⎜하나에서 마지막
3. 구리에 생기는 청록빛의 녹 93p
청록빛 녹⎜드라이브⎜영도, 영-도⎜어른 되기⎜막나니⎜우방타워, 이월드, 88타워⎜영업종료⎜부산역 출발⎜대구역 도착⎜무지개⎜첫째 딸, 첫 손녀, 첫 조카⎜수성못⎜엄마의 독립⎜배추흰나비⎜당신, 어디에 계셔요?⎜나는 당신의 늙은 목소리가 그립다⎜
에필로그 116p
상록에 상록수나무는 없었다. 대신 마당 한 편에 은행나무 한 그루가 있었다. 어린이집만큼 오래된 그 은행나무는 3층에서도 나뭇가지가 보일만큼 키가 컸다.
...
작년 겨울 남포의 길거리 노점에서 할머니가 구운 은행을 팔고 계셨다. 나는 별생각 없이 친구가 산 구운 은행을 먹었다. 그런데 광고지 종이에 포장된 그 은행이, 조금 탄 듯한 자국이 있는 그 은행이, 약간 텁텁하다가도 말랑한 그 은행이 너무 맛있었다. 그제야 은행을 먹은 지 오래 되었다는 걸 알았다. 잊고 있던 맛이다.
(p12 '은행나무'에서)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당신의 늙은 목소리가 그립다. 결국 영원히 늙지 못했던 당신. 늙어가는 당신의 얼굴을 보고 싶다. 나는 이제 당신과 함께한 날들보다 당신 없이 살아간 날들이 더 많아졌다. 또 새로운 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p.114 '나는 당신의 늙은 목소리가 그립다' 에서)
누군가를 떠나보내는 것에 익숙해지는 게 어른이 되는 거라 생각했는데 익숙해지는 건 그것만은 아니다. 내가 떠나는 사람이 되는 것. 떠나는 것에 익숙해지는 것. 그러면서도 자꾸 뭔가를 두고 온 듯 상실감이 든다.
(p.90 '하나에서 마지막'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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