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피

금부터 내가 늘어놓는 것들은 괴로운 시기의 내가 벗어놓은 허물이다. 그것들은 고스란히 나의 모습을 하고서 지나온 길 위에 얌전히 놓여있다. 사람들은 허물을 부끄러워한다. 저지른 실수와 잘못, 질타와 조롱을 떠올 리기 때문이다.
나 또한 어제의 허물이 부끄럽고 괴로운 오늘을 보내 며, 차라리 내일이 오지 않기를 바라던 적이 많았다. 이렇게 내보이는 것은 모든 것이 내가 자라온 흔적이며, 애쓴 훈장이기 때문이다.
살아있는 것이 창피해지는 것은 곧 죽어 간다는 뜻이다.
나는 이제 살아가기 위해 과거의 모든 허물을 그러모아 이 책에 보여주고자 한다. 그리하여 무한히 순환 하고 있던 부끄러움과 자책의 고리를 끊어 보고자 한다. 또 나의 성장을 바라고자 한다.
나의 탈피를 통하여, 자신의 허물이 두려운 사람들이 조금은 고통을 덜 수 있다면 좋겠다.
- 들어가며

오래 생각하고, 차분히 씁니다.
오랫동안 품어온 작가라는 꿈을 위해서 느리지만 단단하게 나아갑니다.

인스타그램 : wav3___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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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 | 들어가며
001 | 파도
002 | 가족
003 | 환절기
004 | 불행의 주문
005 | 느린 변화
006 |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
007 | 장거리 달리기
008 | 사랑에 대하여
009 | 우주
010 | 중력을 거스른 사랑
011 | 속초
012 | 꿈, 첫 번째
013 | 꿈, 두 번째
014 | 궤도
015 | 혼자만의 공간
016 | 섭취
017 | 노란나라
018 | 마주보다
019 | 좋아하는 것
020 | 불꽃놀이

독이 되는 기억들로부터 회피하고 싶다. 과거가 물어 뜯은 선명한 이빨 자국과 괴롭게 부푸는 상처를 애써 외면하고 싶다. 나는 정말로 행복한 기억만 가득한 사람이 되고 싶다. 누군가에게, 무엇으로부터, 어느 때로 부터 휘둘리고 싶지 않다. 열심히 과거로부터 도망을 치면 엉엉 울고 싶은 기분이 든다. (중략) 그냥 조금 울고 다시 도망치고 싶다. 나를 알수록 무력감이 든다. 생각보다 엉망인 인간이어서. 또 내가 망칠 관계들이 두렵다. 내가 망칠 관계들, 내가 찢을 페이지들, 내가 돌아갈 무력함의 늪.
- 17P,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