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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 몽중일기 : 포르투갈
저자: 박보현
출판사: 다이하드커피클럽
출간일: 2022-12-23
분야: 에세이
제본: 무선제본
쪽수: 212p
크기: 130*715 (mm)
ISBN: 9791197794322
정가: 20,000원
모두가 잠든 밤, 잠이 오지 않아 쓰는 글 <몽중일기> - 포르투갈 편 -
글과 그림에 이야기를 담아냅니다.
'<몽중일기> 포르투갈 편'의 글과 사진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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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logue
지갑
공작새
심야 버스
버스킹
컨버스화
새끼 고양이
트램
스테판
성당
줄
노인
더스틴 호프만
저녁 식사
외로운 사람
핑크
비파나스
트럼펫
뽀빠이
두 사람
프리지아
낯선 곳
올리브 나무
아이리시
행복한 사람
Epilogue
잠이 많지 않습니다. 가족들의 기억에 따르면 어려서부터 쭉 그래왔던 모양이에요. 차만 타면 잠이 드는 여느 어린이들과 다르게, 저는 장거리 이동을 하는 와중에도 눈을 말똥말똥 뜨고 있었다고 합니다. 아마 모르긴 몰라도 평생을 이렇게 잠 없이 살아왔을 겁니다.
신나게 놀고 나서도 친구 집에선 도저히 잠이 오지 않아 밤을 꼴딱 새우기 일쑤였고, 심지어 아름다운 이성이 옆에 누워있을 때도 어서 빨리 아침이 밝아오기만을 기다렸을 정도죠. 내 방의 내 침대에서도 잠이 들까 말까 한데 남의 집, 남의 침대라니. 그래서 제게 여행은 불면으로의 여정과 같습니다.
열몇 시간씩 되는 비행시간과 시차 적응, 낯선 온도와 습도, 어색한 침구까지. 하루 종일 걷고 나면 피곤해서 쓰러져 잠들 법도 한데 어림없어요. 그것들은 일종의 각성제처럼 제 몸에서 잠을 쫓아내 버립니다. 그럼에도 여행을 좋아하는 제 자신이 신기할 따름이죠.
함께 간 여행 중 제가 잠 못 이루자, 아내는 스트레스를 받는 대신 적절한 처방을 내립니다. 억지로 자려고 애쓰는 대신 차라리 하고 싶은 걸 하라고 말이에요.
이 책은 제가 포르투갈 여행 중 잠을 자는 대신 썼던 일기들을 모은 것입니다. 남들은 다 잠자리에 들었을 캄캄한 밤, 곤히 잠든 아내의 곁에 앉아 잠과 바꾼 결과물이죠. 잠결에 쓴 일기들이 얼마만큼의 가치가 있는지는 저 역시 알 도리가 없지만, 이 한 마디는 꼭 하고 싶네요. 우리를 힘들게 하는 무엇인가가 있다면, 아마도 그것은 새로운 기회일지도 모른다고.
( Prologue 中)
“잇츠 스페셜.”
그가 엄지손가락을 내밀어 보였다.
“오! 디스원 이즈 리얼리 스페셜!”
이번에는 자신의 통통한 주먹을 꽃처럼 펴 보이며 키스를 했다.
“디스! 펄펙트.”
이제는 자못 진지하기까지 했다. 진지한 건 우리와 눈을 맞춘 그의 눈빛만이 아니었다. 땀내 나고 소스와 기름으로 범벅된 그의 유니폼 역시 조용히 제 할 말을 다 하고 있었다. 그것은 말이 유니폼이지 목 부분이 늘어지고 소매가 구겨진 반팔 티에 불과했다. 이 남자는 거짓말을 할 줄 모른다. 그게 내 생각이었다. (저녁식사 中)
사실 이 거리도 이제 두어 번 걸어본 게 전부였다. 내가 아는 거라곤 이 길을 쭉 따라가면 숙소가 나온다는 것뿐이었고, 숙소 역시 익숙해지기 전에 다시 옮기게 될 것이다. 내가 아는 건 이 도시의 이름뿐, 구글맵이 없으면 주소도 외지 못했다. 아내만이 내가 이곳에 있다는 걸 알았다. 마주 오던 키 큰 남자와 눈이 마주쳐 서로 가볍게 목례를 했다. 그가 내게 길을 물어올 일은 없을 것이다. 밤공기 때문이었을까, 발걸음이 가벼웠다. 가벼운 건 그것만이 아니었다. 평온히 물속을 헤엄치는 신생아처럼 모든 것이 자연스럽게 느껴졌다. 발걸음이 닫는 곳, 그곳에 내가 있었다.(외로운 사람 中)
골목에는 아직 지난밤이 남아 있었다. 바닥에서는 덜 마른 술 냄새가, 벽에서는 누른 오줌 냄새가 났다. 그것들이 만들어 낸 얼룩이 골목 가득한 그라피티에 명암을 드리웠다. 한낮의 기운은 몸을 잇댄 건물들의 지붕 위에 머물러 있었다. 우리의 마지막 숙소는 그 건물들 중 하나였다. 예정된 일정을 마치고 급하게 찾아낸 하루짜리 보금자리는 도박과도 같았고, 우버는 우리를 예상보다 좀 더 낯선 곳에 내려주었다. 숙소 주인이 안내를 끝내고 마지막으로 손에 쥐여준 것은 두 쌍의 귀마개였다. 우리가 알고 있던 포르투갈과는 분명 다른 곳이었다. (낮 선 곳 中)
상품명 | 몽중일기 : 포르투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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