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부터 거짓말

첫 책을 내기 전에도, 그후에도 저의 문장들은 여전히 울고 웃으며 또렷이 관계를 가리키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제대로 관계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어요. 큰 고민이나 시행착오가 필요하지는 않았습니다. 어떤 글을 써도 ‘나’는 ‘너’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고 ‘당신’에 대한 글은 전부 내가 쓴 것이어서, 모든 글은 우리의 이야기가 되었으니까요.

관계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한편으로 그렇지 않은 일이 또 얼마나 있을까 싶기도 합니다. 원해서, 또 원치 않았음에도 결국에 긴밀해지고, 상처를 주거나 받고, 떠나거나 남겨지고. 평생을 그리움 속에서 살기도 하고요. ‘얽혀 있다’ 는 사실에 문득 두려움이 일기도 합니다. 아무렇지 않을 수 없습니다. 도무지 괜찮을 수가 없습니다.

그래도 괜찮습니다. 어긋나는 것이야말로 관계의 일입니다.

‘심정은 결국 마를 테고 나는 그 자리에 글을 쓸 거야.’ 오늘이 아니면 쓰지 못할 글을 씁니다. 우울 관찰기 <죽는 건 취미 사는 건 특기>를 출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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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4


1. 그런 기억

권태 12
안부를 묻고 싶다 14
앞머리 자르던 날 16
모자 17
그런 기억 18
파도 19
작별 20
누구에게나 좋은 사람 23
네가 좋은 사람이어서 너를 좋아하는 게 아니야 24
꿈 26
우산 27
어떤 연락은 받지 않는 게 용기였다 28
5만 광년 떨어진 너에게 나를 보낸다 29
우리 처음 만난 날 30
요나는 공인중개사 시험을 준비한다고 했다 31
새해 33
유년 34
산책을 좋아한다는 거짓말 36
너의 질문 38


2. 어긋나는 건 관계의 일

우울의 바다를 헤엄치는 너에게 40
어떤 날들이 너의 기도를 비웃는다면 42
그랬으면 해 44
몸의 기억 45
잉어와 영웅과 방언과 영어 47
0과 1 49
귀마개 51
화성으로 가는 나사의 다섯 번째 탐사선이 발사되었습니다 54
징후 57
고양이에게 세상을 구하라 하지 마세요 58
의미와 나이 60
꼬리뼈 63
다짐 64
희망 65
사월의 아이 66
예언 69
분명한 사실 70
취미 71
나는 알지 72
간섭무늬 73
다정의 역사 76
내일부터 거짓말 78
눈물점 79
짝 80
비밀에 부쳐 82
소원 84
우리의 최종설명 85


3. 별이 떨어진 날은 일이 된다

고민하지 마세요 88
아까운 사람 89
어느 환한 낮에 90
마법의 세상 92
슬프지만 말할게 94
상처를 줬으면 좋겠어 95
무엇도 무섭지 않아진다면 98
지나고 나면 우리는 다른 발음에 골몰해야 했는데 99
침묵이 늘었다 101
습관 102
크리스마스 104
집 105
그래서 좋았다 106
별일 107
바닥 보던 벗들 108
여기까지 110
상상 112
March 114
나는 있지 115
나무 116
전시 117
약속 119
시간에 속지 말고 120
나는 오리너구리가 아닌걸 122
아무래도 방법이 없어서 126
이 편지는 전해지지 않겠지만 128
낮 두 시 방 한 칸 너 나 우리 131


4. 그런 식으로 계속되는

그게 다야 136
오늘의 집행자 138
운이 좋았다 139
그러니까 140
덕분에 141
투병 142
이제는 143
연기 144
위안 145
기적 146
발 147
그런 식으로 계속되는 149
너의 안목을 존중해 151
어떤 가설 152
연말 153
놀이 155
기도 157
들려줄게 158
우주 이야기 159
걸어간다 161
요즘 163
잘자 164

에필로그 165

너는 끝까지 살아남은 한 사람
깔끔한 멸망은 없다는 걸 알아버린 사람
따뜻하고 유해한 것에 대해 물었을 때
서슴지 않고 관계라고 답하는 사람

67p <사월의 아이> 중에서


기묘한 일이다
그러나 어떤 기묘한 일도
결국 사람의 일이었다
목격한 것이 나니까 어쩔 수 없다

52p <귀마개> 중에서